전북일보-여성 초헌관, 정읍 무성서원 역사 최초 ‘첫 술잔’ 올렸다

관리자 2021.03.31 09:22 조회 9
30일 향사, 도산서원 이어 전국 두 번째 여성 초헌관
초헌관에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
이 이사장 “동쪽 도산·서쪽 무성, 양성 및 동서 화합”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읍 무성서원에서 30일 춘계 향사가 봉행돼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이 초헌관을 맡아 향사를 올리고 있다. /오세림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읍 무성서원에서 30일 춘계 향사가 봉행돼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이 초헌관을 맡아 향사를 올리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정읍 무성서원 역사상 처음으로 향사(서원 제사)에서 여성이 첫 초헌관을 맡아 첫 술잔을 올렸다. 한국의 서원 역사 600여 년 동안 여성이 초헌관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해 안동 도산서원 이후 두 번째다.

여성 초헌관은 그동안 남성이 중심이 돼 제례를 올렸던 전통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일로 평가받는다. 종묘제례에서는 초헌관을 임금이 맡을 정도로 중요하고 상징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11시 정읍시 칠보면 무성서원 태산사에서는 최치원 등 7현을 추모하는 춘계 향사가 봉행됐다. 이날 초헌관은 이배용(74)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이 맡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서원 역사 최초로 여성 초헌관으로 임명된 바 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서원 9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이끈 인물이다. 2006∼2010년 이화여대 총장을 지냈고, 2017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장을 했다.

이날 초헌관을 맡은 이 이사장은 향사가 시작되자 유사를 따라 태산사에 입장했다. 그는 초헌관으로서 첫 술잔을 올린 뒤 아헌관, 종헌관이 차례로 술잔을 올렸다.

특히 무성서원은 여성 초헌관 임명 외에도 한문으로만 읽어온 축문을 국한문 혼용으로 대체해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산서원과 무성서원에서 첫 여성 초헌관으로 기록된 이 이사장은 “여성 초헌관은 강요와 투쟁이 아닌, 인정과 존중의 결과이다. 이는 서로 존중하는 상생의 시대를 향한 주춧돌을 놓았다는 뜻”이라며 “지난해는 동쪽(도산서원), 올해는 서쪽(무성서원)에서 초헌관으로 참여함으로써 양성 화합뿐만 아니라 동서 화합의 의미를 더하게 됐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그는 이어 “서원의 보편적인 가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인성 교육의 본산이라는 데 있다. 특히 인격 수양에 있어 인간의 이치인 인의예지신은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가치이자 우리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이러한 서원의 가치는 미래를 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http://www.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