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장려상-봄, 새내기의 추억이 피어난 도산서원

관리자 2020.12.21 13:35 조회 790
한국의 서원 온라인 콘텐츠 공모전 수기 부문 당선작


상격 : 장려상

접수번호 : CHP08080065
성명 : 정O아



제목 : , 새내기의 추억이 피어난 도산서원


벚꽃이 가득 만개한 20193월 말, 나는 이때 대학교에 막 입학한 새내기로 학과에서 주최한 춘계 답사를 처음으로 갔다. 답사의 주제는 유교의 대표적인 지역인 경북의 안동, 예천, 문경 지역 방문이었고 서원과 종택 등 조선 선비와 성리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 위주로 다녀왔다. 그중 가장 감명 깊었던 곳은 도산서원(陶山書院)으로, 성리학과 조선 전기 유교 대표 학자인 퇴계 이황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도산서원을 갔던 것은 답사 첫날이었다. 유교문화박물관, 이육사문학관을 가고서 바로 갔는데, 왜인지 모르게 맨 처음에 갔던 것처럼 기억이 제일 강렬하게 남아있다. 아마 그것은 입구 앞 산수유나무와 느티나무 덕분일지도 모른다. 봄에 방문한 도산서원 입구에는 산수유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봄철에 볼 수 있는 매화도 아름다웠지만, 매화의 분홍빛보다도 산수유꽃의 쨍한 노란빛, 그리고 그 위에 동그랗게 떠 있는 해가 정말로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옆에 같이 서 있었던 느티나무는 도산서원의 오랜 세월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꽤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활짝 핀 산수유만큼이나 도산서원의 역사 또한 흥미롭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1~1570)이 귀향하고서 1561년 설립한 도산서당(陶山書堂)과 퇴계 이황이 세상을 떠난 후에 그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도산서당을 중심으로 창건한 그 주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도산서원은 매우 넓고 그 안에 많은 건물이 있어 언뜻 보기에 궁궐에 방문한 것 같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단아한 무늬와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이러한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도산서원 내부의 건물 대부분이 퇴계 이황의 생전에 지어진 건축물들로 청빈한 삶을 살았던 이황의 삶과 정신을 담고 있는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퇴계 이황이 청빈한 삶을 살았던 것은 유교에서 말하는 군자(君子)가 바로 학문, 덕행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뜻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특히 도산서당에서 이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도산서당은 도산서원의 뿌리임에도 불구하고 한 일() 자 형태로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이 강하다. 제자를 가르치는 중요한 곳이었기에 오히려 자신의 철학을 더욱 강하게 담은 듯하다. 자신이 닮고자 하는 이상형(理想型)을 건축물에 담아 자신의 모든 삶에 적용할 정도로 살았던 그가 존경스럽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세워진 다른 건물 중에는 이전의 건물과는 달리 색채표현을 하거나 기단을 높게 형성한 건물이 있는데, 제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화려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물은 동광명실(東光明室)과 서광명실(西光明室)이다. 이 건물은 누각 식으로 지어져 있는데, 이곳이 책을 보관하는 곳이기 때문에 습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밑에 바닥을 두지 않고 기둥을 세워 위에 띄운 것인데, 내가 생각한 누각과는 다른 모습인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또 이 건물의 이름인 광명(光明)’만권서적 혜아광명(萬卷書籍 惠我光明)’의 줄임말로 수많은 책이 나에게 광명을 준다.’임을 알게 되면서 당시 학자들이 어떠한 생각과 태도로 학문에 임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며 본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도산서원을 둘러보며 도산서원에 담긴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황의 철학뿐 아니라 그것이 수백 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후대의 끊임없는 노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결정적으로 도산서원은 어색했던 학우들과의 사이가 풀어지고 화목함이 피어나는 공간이었다. 여러모로 내게 큰 의미를 준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내게 첫 답사의 좋은 추억을 안겨준 곳으로는 도산서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떠날 때 아쉬움은 컸지만, 언젠가 이 아쉬움이 다시 찾아갈 때쯤엔 설렘으로 바뀌길 바란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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