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Korea-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거듭난'한국의 서원'(2021.01.19)

관리자 2021.01.19 09:55 조회 422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거듭난 ‘한국의 서원’

이배용 이사장, 10년의 어머니 리더십, 우리 문화유산의 품격을 높이다!

서원은 향촌 지식인들에 의해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 사이에 건립된 건축물을 말한다. ‘한국의 서원’은 성리학과 관련된 한국의 문화적 전통의 탁월한 증거로 그 교육과 사회적 관습 등은 현재까지 지속되어 오늘날에도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서원은 중국에서 발원한 유학의 확산 속에서 유학문화권의 보편성과 한국의 지역성을 함께 드러내는 교육 유산이라는 점에서 세계 유산적 가치가 크다. 2019년 7월 전 국민을 기쁘게 한 소식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들려왔다.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문화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이배용 이사장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재직 때부터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첫걸음이 전통 유산에 대한 계승 발전임을 생각하고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월간 파워코리아는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이배용 이사장을 만나 등재되기까지의 노력과 향후 운영방안, 그리고 조기 법제화의 필요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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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10년의 노력, 결실을 맺다!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은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고, 이제는 주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단체다. 이배용 이사장은 2010년 9월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재직 시부터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유산인 서원과 사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는 구상을 하였다. 그녀는 재직 당시 ‘우리나라 문화가 살지 않으면 경제만으로 국가 위상이 살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문화의 품격을 높여서 국격을 높임으로써 세계의 신뢰를 받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 과정 중에서 이배용 이사장은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지니고 있는 서원과 사찰에 집중하였고, 유네스코의 자격에 맞는 서원 600여 개 중 문화재청에서 사적지정된 9개 서원을 추려냈다. 그러나 9개의 서원이 한 지역에 있는 것이 아니고 6개광역시·도, 8개 시·군에 걸쳐있다 보니 통합적으로 관리할 조직이 필요하게 됐다. 그 후에 서원 세계유산등재추진단(2011년 4월 창단)이 결성되어 이배용 이사장이 단장을 맡고 성균관 관장, 서원의 유림들, 전문학자, 문화재청, 지방자치단체(광역시. 도지사, 시장, 군수)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사람들이 뭉치게 됐다. 서원 추진단은 중국 서원과 한국 서원의 차이점 비교, 일본, 이슬람 등 교육유산 답사,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해 2012년 잠정목록(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사전과정)으로 한국의 서원 9곳을 등재하는 등 성과를 만들었다.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으로 선정한 9개 한국의 서원
하지만 9개의 서원을 추진단이 도맡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서원을 잘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재보호구역 500m 이격 거리 준수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통합보존관리를 할 단체가 필요했고, 2015년 8월에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이 출범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구상이 약 10여 년에 걸쳐 이어진 결과, 2019년 서원 9곳[소수서원(경북 영주), 남계서원(경남 함양),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필암서원(전남 장성), 도동서원(대구 달성), 병산서원(경북 안동),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이 ‘한국의 서원’으로, 2018년 사찰 7곳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와 역사가 인류 문명사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국가적 자긍심은 물론 세계인의 지지를 받아 이제 당당한 문화가 살아있는 선진 국가로서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10년간 포용의 리더십으로 추진단을 이끌어 온 이배용 이사장은 “2019년 7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한국의 서원을 찾는 방문객들도 많이 늘었다. 이 모든 것이 모두 다 협력해서 한마음으로 이루어낸 성과로 저한텐 보람이라 생각한다. 세계유산이 됐다는 걸로 우리가 한걸음, 한걸음 선진국으로 위상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600년 남성 중심 제사장 금기 깨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초헌관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2대 위원장을 맡아 ‘품격 있는 대한민국, 신뢰받는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온 이배용 이사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한국사상사학회 회장, 조선시대사학회 회장, 한국여성사학회 회장,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며, 전국 여성대회 김활란여성지도자상을 수상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여성 리더다. 특히 이배용 이사장은 2020년 10월 1일 도산서원 추계 향사에 서원 600년 남성 중심 제사장 금기를 깨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초헌관(서원의 제사에서 첫 술잔을 신위에 올리는 사람)으로 임명되었다. 이는 한국 서원의 고유하고 독특한 건축양식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한 이배용 총장의 노력과 열정이 크게 인정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초헌관은 나라에서 지내는 종묘 제례를 왕이 초헌관 역할을 하는 막중한 위치이다. 이배용 이사장은 “주변에서 ‘유리천장을 깼다, 금녀의 벽을 깼다’라고 하지만 저는 상생으로 상호존중하면서 역사를 바꾼 것 이라 생각한다. 제가 생각해도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교가 그동안 남성 중심 사상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근본정신은 ‘애민’에 있다. 실제로 세종대왕이 아기를 낳은 여성들에게 출산휴가 130일, 남편들에게 30일의 휴가를 준 경우가 있다”라며 “대한민국 유교문화가 근본정신을 계승하고, 또 시대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대한민국 건축물인 서원과 더불어 ‘애민’ 중심의 대한민국 유교문화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서원을 지키기 위해선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 필요해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의 역할은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에 더욱 중요하다. 서원 9곳에 대한 주기적 모니터링이 지속되어야 하고, 연속유산으로서의 공통적인 가치를 더욱 세밀하게 검토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현대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에 어려움 또한 많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통합보존관리단의 발전적인 총괄 기능을 약속했지만 현재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6명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서원 9곳을 통합 관리하기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이배용 이사장은 “우리 역사 속에 깃든 우리 문화유산이 이제 세계 문명사에 들어간 것이다. 이런 경우 국가적 관심과 지원, 그리고 이걸 애국심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누군가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며 “제한된 인력에서 한계가 있다. 사실 올림픽 금메달을 받은것과 비슷하게 국가의 위상을 높인 일인데 관심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를 살리고 세계에 알리기 10년을 헌신하고 봉사했다”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그럼에도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의 노력은 지속되어 오고 있다. 통합보존관리단은 현재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9개 서원에 대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서원별 방문객 무인계수시스템, 통합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세계유산 등재기념비, 통합안내판 설치 등 우리의 문화유산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열심히 현장답사를 진행하는 것’이 소명이라는 이배용 이사장은 “제일 중요한 게 서원마다 잘되고 있지만 홍보관, 역사관, 교육관이 다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9개 서원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으로서 서원의 교육적 기능이나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브로셔와 책자 등 한국의 서원을 알릴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통합보존관리단에 지원을 위한 체계적 법률 만들어야

여기에 서원에는 교육적 기능도 들어있다. 인성교육, 협력정신이라는 개념이 전무한 현대 교육 가운데 서원에서는 도덕심과 정의를 비롯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5가지 덕목)의자세를 배울 수 있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전 세대에 아울러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교육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왔던 이배용 이사장은 서원의 가치에는 “AI도 할 수 없는 마음속의 감동, 영혼, 정신이들어있다고 본다. 지금 정신문화가 물질 문화 속에서 많이 사라졌는데 서로 배려하고 나눌 줄도 아는 것이 앞으로 진정한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본다” 라며 “서원에 가면 건축도 우수하고, 그 속에 인물도 훌륭하지만, 같이 함께 있는 수려한 자연을 본다는 것이다. 저는 그래서 역사에서 배우는 것이 자연과 함께 배우는 하모니, 그리고 긍정의 힘이다. 옛날에 세워져 철폐를 당해도, 다시 살아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보존관리단의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법제화가 시급하다. 한국서원진흥법(가칭)이 법률로 제정되어야만 안정적인 예산이 확보되고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다. 끝으로이배용 이사장은 “퇴계 이황의 가르침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며, 서원의 선한 영향력을 계승해서 혼탁한 현대사회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역할을 기대 한다”며 온 국민이 우리 문화재에 대한 자부심으로 향후 계승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 ┃ 한정찬 기자 chan51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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