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장려상-우리고장의 돈암서원

관리자 2020.12.21 14:29 조회 991
한국의 서원 온라인 콘텐츠 공모전 수기 부문 당선작


상격 : 장려상

접수번호 : CIP08200152
성명 : 이O재



제목 : 우리고장의 돈암서원


서원의 기원이라 한다면 송나라 주자의 백록동서원으로부터 시작되어 조선으로 전래되었다. 풍기군수 주세붕이 유생을 가르치기 위해 백운동서원을 세운 것이 우리나라 서원의 효시이다. 이렇게 세워진 조선의 유명 서원은 유학의 고장인 경상도에만 산재해 있다고 생각해 역사시간에 달달 외우기만 했었다. 그런데 내가 충청인 인데도 논산에 돈암서원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논산시 연산면의 돈암서원을 방문해 서원에 대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논산의 돈암서원은 조선 인조 12(1634) 사계 김장생의 덕을 기리기 위해 현재의 곳에서 1.5km 떨어진 숲말에 세워졌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종 원년(1660)에 국가로부터 돈암(遯巖)이라는 현판을 내려주어 공인된 사액서원이 되었다. 사액서원이란 서원의 명칭을 부여한 현판과 그에 따른 서적과 노비 등을 국가로부터 내려 받아 공인된 서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말 고종의 아버지 대원군은 각 지방에 산재한 서원이 백성 위에 군림하고 국가 재정과 군역, 당쟁의 폐단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고 집권 직후부터 서원의 철폐를 지속하였다. 다행히 돈암서원은 고종 3(1865) 서원철폐령에서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이며, 근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하니 충청인으로 자부심이 생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훼손 방지와 영구보존을 위해 유네스코의 기술자문을 받게 된다. 또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있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는 유산 훼손을 막기 위해 유네스코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덕분에 오늘날 내가 서원 공부를 다시 하는 실마리가 되었으니 감개무량하기만 하다.

광산김씨는 충남 연산지역에서 세거하면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호서 명문사족가문이다. 이런 이유로 돈암서원은 서인인 노론계를 대표하는 서원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김장생이 타계한 후 제자와 문인들이 만든 돈암서원책판(遯巖書院冊版)등 여러 자료가 남아 있다. 이렇듯 논산의 돈암서원은 호서 지역에서 존중받는 서원으로, 김장생을 제향한 서원 중에서 가장 비중 있고 영향력 있는 서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칼날 같은 서원철폐령을 모면한 후 현재까지 잘 보호, 관리되고 있으며 지역사를 연구하는 향토 자료로서도 보존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나아가 호서 지역은 물론 호남 사림의 동향을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되며, 당시 실질적인 세력권자인 김장생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서원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의 유학 교육기관인 서원은 지방에서 유학교육을 통해 지식인을 양성하는 곳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서원이 곳곳에 존재했기에 조선시대 수많은 선비들을 길러냈을 것이다. 이런 서원에는 선현을 봉사하는 사묘를 가지고 있었으며 엄격한 학규에 의해 운영되는 특징을 가졌다. 서원은 존현과 강학이라는 기능에 따라 선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사당, 교육을 담당하는 공간인 강당, 유생들이 공부하며 숙식하는 공간인 동재와 서재로 나누어진다. 특히 돈암서원의 내삼문 담장에는 12글자를 새겨놓았다. 그 뜻을 음미하자니 먼저 서일화풍(瑞日和風)은 좋은 날씨, 상서로운 구름, 부드러운 바람과 단비처럼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웃는 얼굴로 대하라는 뜻이다. 다음으로 지부해함(地負海涵)은 땅이 온갖 것을 등에 지고 바다가 모든 물을 받아주듯 세상 모두를 포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문약례(博文約禮)는 지식은 넓히고, 행동은 예의에 맞게 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는 사계선생 생전의 가르침을 축약해 놓은 글이라 한다. 나는 대전에 살면서 경상도를 여러 번 방문하여 이름 있다는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을 견학했지만 정작 내 고장에 있는 돈암서원은 70살이 다된 지금에야 방문했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가까운 내 고장에 있는 서원의 유래도 자세히 알지 못하고 먼 경상도의 서원만 찾았으니 말이다. 이제부터는 우리 고장에도 유명한 서원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조상의 얼과 문화를 가꾸고 보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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